2022. 5. 23.

윤석열 정권이 시작되면서 검찰공화국이 본격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다가오는 6.1 전국동시지방선거(이하 지방선거)는 윤석열 정권에 초반부터 힘을 실어줄 것인지, 아니면 꺾을 것인지 결정지을 갈림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을 심판하지 않으면 벌어질 일 

 


만약 국힘당이 승리하면 윤석열 정권은 대대적인 공안정국을 조성할 것으로 짐작된다. 특히 진보민주개혁진영을 겨냥한 보복성 탄압 수사가 급물살을 타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이를 보여주는 분명한 정황이 있다. 윤 대통령은 최측근이자 ‘검언유착’ 사건에 깊숙이 관여한 한동훈 검사장을 법무장관으로 내세웠다. 민정수석실이 폐지된 윤석열 정권에서 법무장관은 다른 부처의 인사를 감찰하고 검찰을 통제하는 등 막강한 권력을 가지게 됐다. 한 장관은 임명된 바로 다음 날 검찰총장 인사도 거치지 않고 검찰 주요 보직을 모조리 윤석열 사단으로 채워 넣었다. 

이뿐만 아니라 윤 대통령은 대통령실에 자신과 친하게 지내온 검찰 출신 인사들을 대거 불러들였다. 윤 대통령이 대검찰청을 그대로 대통령실에 옮겨왔다는 비판이 나올 정도다. 이 가운데 이시원 공직기강비서관은 서울시 공무원 간첩조작 사건에서 유우성 씨를 간첩으로 몬 ‘범죄 검사’ 출신이다. 이와 관련해 과거 윤석열 검찰이 조국 전 법무장관에게 했듯 먼지털기식으로 진보민주개혁진영을 탄압하려 하는 것 아니냐는 시선도 적잖다.

먼저 윤 대통령이 후보 시절인 지난 2월 서초 검찰개혁 집회를 가리켜 “완전히 무법천지”라며 “과거 같으면 다 사법 처리될 일”이라고 강조한 점을 예의주시해보자. 검찰이 촛불 시민들에게 소환장을 들이밀고 압수수색과 강압 수사에 나서는 장면이 바로 눈앞에 그려지는 듯하다.

윤 대통령이 직접 ‘강성 좌파 노조’라고 지목한 민주노총도 탄압받게 될 것이다. 검찰은 이미 방역 위반 혐의로 구속된 윤택근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을 비롯한 민주노총 관계자 30여 명 관련 사건을 경찰에게서 넘겨받았다. 검찰은 지방선거 이후 대대적인 민주노총 탄압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문재인 전 정부 인사들을 겨눈 보복성 수사도 확대될 것이다. 검찰은 이미 백운규 전 산업부 장관을 비롯해 이전 정부 인사들을 ‘직권남용 혐의’로 겨누고 있다. 검찰은 3년여 전에 무혐의로 결론 낸 이재명 후보의 성남FC 사건을 보완수사하라며 경찰에 요구하기도 했다.

이를 보면 보복성, 표적 수사로 대표되는 검찰독재를 기어이 벌이겠다는 윤석열 정권의 의도가 매우 분명해 보인다. 윤석열 정권과 검찰은 지방선거 결과를 지켜본 뒤 탄압의 수위를 조절할 것이다.

또한 전력 민영화, 주 120시간 노동, 중대재해처벌법 후퇴 등 ‘윤석열표 나쁜 정책’도 마구잡이로 밀어붙일 공산이 크다. 



윤석열을 심판해야 할 수 있는 일



이번 선거에서 민심이 국힘당을 심판하면 윤석열 정권은 출범 초부터 제동이 걸리게 될 것이다. 

먼저 윤 대통령이 한 장관을 앞세워 대통령실·법무부·검찰을 한통속으로 묶으려는 검찰공화국 구상이 각계각층의 강력한 저항에 부닥치게 된다. 

윤 대통령을 둘러싼 본부장(본인, 부인, 장모) 비리를 수사하는 특검 도입, 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을 목표로 한 사법개혁특위 가동도 속도를 낼 수 있다. 국회와 시민사회가 앞장선 한 장관 탄핵도 충분히 고려해볼 수 있는 패다. 윤 대통령은 국무총리가 없던 상황에서 아무 법적 근거도 없이 한 장관을 임명해 ‘위헌 장관 논란’을 자초한 바 있다. 마찬가지로 부적절하게 임명된 한 장관의 검찰 인사 단행 역시 위헌 소지가 크다.

진보민주개혁진영이 지방선거에서 좋은 결과를 거두면 개혁법안 논의에도 힘이 실릴 수 있다. 차별금지법(평등법)을 비롯해 사립학교의 비리와 전횡을 방지하는 사학법 개정, 조중동 등 보수 언론의 일방적인 윤석열 정권 편들기 보도에 제동을 걸 강력한 언론개혁법안 같은 논의도 활발해질 수 있다. 

그 밖에 시민사회가 앞장선 ‘국가보안법 폐지에 관한 청원’에 동의한 인원도 지난해 10만 명을 돌파해 국회 법제사법위로 넘어간 만큼, 국회가 하고자 마음만 먹으면 국가보안법 폐지도 얼마든지 실현할 수 있을 것이다.

윤석열 정권이 호시탐탐 밀어붙이려는 나쁜 정책들도 더 거센 저항에 부딪히게 될 것이다. 이를테면 지금도 민주당과 진보당에서는 ▲검찰독재 ▲전력 등 공공재 민영화 ▲최저임금 차등 적용 ▲주 120시간 노동 ▲직무 성과급제 도입 등에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국힘당 의석수가 100석이 조금 넘는 여소야대 국면인 만큼 윤석열 정권으로서는 시민사회와 진보민주개혁진영에서 ‘개혁 입법 공세’를 펴도 막아낼 뾰족할 방법이 없어 보인다. 

지방선거 결과에 따라 윤석열 정권의 불공정과 몰상식에 맞서 연대와 투쟁이 확대될 공간이 열리게 될 것이다.



민주당으로는 부족하다



지난 2017년 촛불혁명 이후 우리 국민은 민주당에 여러 차례 큰 힘을 실어줬다. 민주당은 4년 전 지방선거, 2년 전 총선에서 전례 없는 대승을 거뒀다. 지엄한 민심이 민주당에 적폐청산, 사회대개혁을 물러섬 없이 추진하라는 의지를 뚜렷이 보여준 셈이다.

하지만 민주당은 촛불 시민들의 열망을 헌신짝처럼 내다 버렸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뒤 5년 동안 민주당은 답답하고 목이 꽉 막히는 ‘고구마’ 같았다. 

민주당은 문재인 정부의 가장 큰 성과로 꼽을 수 있는 판문점선언 국회 비준안조차도 제대로 밀어붙이지 않았다. 돌이켜보면 남북정상회담 국면에서 문재인 정부의 지지율은 80%를 훌쩍 넘었다. 만약 민주당이 판문점선언에 따라 자주적인 남북협력, 대북정책을 뚝심 있게 밀어붙였다면 분단과 색깔론을 양분으로 삼는 국힘당이 다시 살아나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이뿐만 아니라 민주당은 조국 전 법무장관 가족을 겨눈 ‘검찰 쿠데타’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당시 윤석열 검찰총장과 한동훈 검사장을 둘러싸고 검언유착, 판사사찰, 고발사주 같은 심각한 의혹이 터져 나왔지만 민주당과 문재인 정부는 검찰을 제압하지 않았다.

이후 국힘당 후보로 나온 윤 대통령이 당선되고 나서야 민주당은 뒤늦게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 통과를 시도했다. 민주당은 검찰개혁 법안에서 검찰의 부패, 경제수사권을 남겼고 심지어 검찰 수사권 폐지 시점을 못 박지도 않았다. 결국 검수완박이 아니라 ‘검수덜박(검찰 수사권을 덜 박탈했다는 뜻)’이 담긴 누더기 법안이 통과됐다. 

게다가 민주당은 ‘공직 퇴직 이후 김앤장 고문으로 수십억 원을 벌어들인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를 반드시 국회에서 부결시키겠다’라며 큰소리를 쳤지만 국회 본회의 표결에서는 무기력하게 승인해줬다. 표결에 참가한 국회의원 250명 가운데 206명이 찬성했는데 국힘당 의원 수가 109명이라는 점을 볼 때, 100명이 넘는 민주당 의원들이 총리 인준에 찬성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처럼 민주당은 결정적 국면마다 민심을 배반하고 적폐세력과 타협하는 모습을 보였다. 심지어 민주당은 대선에서 패배한 교훈도 제대로 찾지 못했다. ‘개딸(개혁의 딸)’로 대표되는 젊은 지지자들이 “민주당은 할 수 있다”라며 촛불집회를 열고 강력한 개혁을 촉구했지만, 민주당은 지금도 끊임없이 후퇴에 후퇴를 거듭할 뿐이다.

이에 “민주당은 거대한 수박밭”이라는 여론이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번지고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도 ‘민주당 내 일부 개혁 성향 의원들 빼고 나머지 의원들은 다음 총선에서 싹 물갈이해야 한다’, ‘다시는 민주당을 찍지 않을 것’, ‘민주당은 고쳐 쓸 수 없다’는 여론이 높다.

윤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여전히 50% 안팎으로 역대 최저치에 가깝다. 이런 와중에도 민주당의 지지율은 20%대로 크게 내려앉았다. 촛불 시민들이 민주당을 촛불의 가치를 구현할 정치세력으로 여기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가 아닐까 싶다.

정리하자면 국힘당 청산과 촛불개혁에 철저하지 않고 적폐세력과 타협한 민주당은 국민의 신뢰를 크게 잃었다.



‘99%가 주인공’ 대안정치세력 진보당



그렇다면 민주당을 대신할 정치세력이 있을까? 국힘당을 청산하고 기득권 체제를 타파하기 위한 진보정당의 필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국회 바깥으로 눈을 돌려보면 민중이 주인공인 정당, 외세에 굴복하지 않는 당당한 주권국가,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추구해온 진보당을 주목해 봄 직하다.

먼저 진보당은 적폐세력과 타협하지 않고 원칙 있게 진보개혁을 추진하겠다는 태도를 일관되게 고수하고 있다.

진보당은 윤석열 정권의 검찰독재와 관련해 다음과 같이 신랄하게 지적했다.

 

 

“윤석열 정부 첫 검찰 인사에서 이른바 ‘윤석열 사단’ 검사들이 전면 배치됐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 측근 비서관 임명에 이어 검찰인사까지 12‧12 쿠데타와 전두환‧노태우 군사독재의 핵심 세력이었던 하나회의 부활을 방불케 한다. 사실상 윤 대통령 직할체제로 재편된 검찰이 중립성과 독립성을 지킬 수 있을지 개탄스럽다.

…(중략)…

이번 인사로 검찰 수사에 대한 신뢰성은 근본부터 흔들릴 수밖에 없게 됐다. 모두 윤 대통령이 자초한 일이다. 검찰 조직이 정권의 방패막이가 되고 통치의 도구가 되는 순간, 국민의 준엄한 심판을 면치 못할 것임을 엄중히 경고한다.”
-5월 19일 진보당이 낸 논평 ‘윤석열 직할체제, 검찰 조직의 중립 독립성·무력화 개탄한다’에서

 

 

진보당은 20일 논평 ‘한덕수 국무총리 인준 당론 확정, 야당 역할 포기한 민주당 규탄한다’에서 “민주당이 국무총리로 부적절한 인물을 인준하기로 결정한 것은 지방선거를 겨냥한 전형적인 정치적 술수라는 점에서 매우 개탄스럽다”라며 “지방선거용 정략적 목적으로 ‘부적격’ 인물 인준에 찬성하는 것은 야당의 역할을 포기하겠다는 선언이나 다름없다”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진보당이 성장하면 국민의 편에서 검찰개혁을 비롯해 여러 개혁을 흔들림 없이 추진하는 한편, 윤석열 검찰독재와 타협하지 않고 강단 있게 싸울 정치세력으로 발돋움할 수 있다.

다음으로 진보당은 노동자, 농민 등 일하는 평범한 사람들이 주인공인 정당이다.

진보당은 “세상을 바꾸는 99%의 힘 진보당과 함께해 주세요”라고 호소한다. 진보당은 노동자, 농민, 청년, 여성, 빈민, 장애인 등이 주인공으로 앞장서는 정당임을 강조해왔다. 실제로 2022년 기준 진보당 당원 8만 7천여 명 중 3분의 2가 노동자다.

돌아보면 문재인 정부는 ‘비정규직 제로’, 최저임금 인상을 약속했지만 공약을 지키지 않았다. 윤석열 정권은 아예 한술 더 떠서 주 120시간, 성과급제 도입으로 대표되는 노동개악을 밀어붙이려 한다. 촛불집회에서 울려 퍼진 적폐청산·사회대개혁을 추진할 수 있는 건 진보정당인 진보당이다.

이런 진보당의 목표가 “전국정당 도약”이다.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진보당 후보 178명이 전국 방방곡곡에서 도전장을 던졌다. 노동자 후보의 숫자가 전체 후보의 81명으로 50%에 가깝다는 점이 눈에 띈다. 특히 전체 후보 중 여성의 비중은 110명으로 무려 62%에 이른다.

또 진보당은 윤석열 정권의 사대매국성을 규탄하며 자주, 평화, 통일을 추구해온 정당이다. 

진보당은 온갖 발암물질로 뒤범벅된 용산 미군기지를 시민공원으로 개방하겠다는 윤석열 정권을 규탄했다. 용산 미군기지는 주한미군이 버린 다이옥신과 중금속이 다른 곳과 비교해 수십 배 넘게 검출되고, 정화 비용이 많게는 5조 원 이상이 든다는 우려가 크다. 

그런데 윤석열 정권에서는 미군에 환경오염 책임을 묻지도 않고 올해 안에 공원화를 밀어붙이겠다며 억지를 부리고 있다. ‘발암 공원’을 오가게 될 시민들이 건강을 해치게 될 것은 조금도 신경 쓰지 않는 듯하다. 국민이 아니라 미국의 심기부터 살피는 태도는 문재인 정부라고 해서 크게 다르지 않았다. 

진보당은 20일 논평 ‘환경오염 제거 없이 용산공원 시범개방 안 된다. 미국은 환경오염 사죄하고 정화비용 부담하라!’에서 다음과 같이 강조했다. 

 

 

“미군은 용산 미군기지에 생화학무기로 알려진 탄저균, 페스트균을 비롯한 고위험병원균을 몰래 반입하여 15차례나 실험을 하는 등 국민들의 소중한 생명과 건강을 위협하는 만행을 서슴없이 저질러왔다.  …(중략)… 한미정상회담을 위해 방한하는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미군기지 오염에 대해 인정하고, 국민에게 사과해야 하며, 정화 비용을 부담하는 등 모든 책임을 다해야 한다.”



주한미군이 벌인 탄저균 실험, 미군기지 환경오염과 관련해 미국 대통령에게 사죄와 배상을 촉구하고 나선 국내 정당은 진보당이 유일무이하다. 

그 밖에도 진보당은 우리나라가 미국에 종속될 것이 아니라 전시작전권 즉각 환수, 남북관계에서 당당하게 행동하는 자주적인 주권국가로 거듭나야 한다며 꾸준히 목소리를 높여왔다. 이 역시 이전 문재인 정부나 윤석열 정권에서 하지 않는 주장이다. 이처럼 진보당만이 우리나라의 주권을 침해하는 미국에 제대로 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정당이다.

이번 선거에서는 3등 후보까지 당선되는 지역구를 종종 찾아볼 수 있다. 한마디로 유권자가 진보당 후보를 찍더라도 일부에서 우려하는 ‘사표’가 될 일은 없다는 얘기다. 현장에서 민중과 함께하며 투쟁과 실천에 발 벗고 나선 이들이 후보로 나섰다는 점을 눈여겨볼 만하다.

평소 구호와 정책으로 볼 때 우리 사회의 진보와 개혁을 앞당기는 데 진보당이 일정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전국 곳곳에서 진보당 후보들이 당선된다면 윤석열 정권 압박에도 힘이 실리게 될 것이다.

 

박명훈 주권연구소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