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11. 10.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며 모든 권력은 국민에게서 나온다. 

대통령이든 누구든 국민이 바라면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 

이런 의미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한 지 6개월밖에 안 됐지만 이미 퇴진을 요구하는 국민의 목소리가 높기에 자리에서 물러나는 게 순리다. 

물론 대통령을 향한 국민의 지지는 일시적으로 떨어질 수 있고 또 시간이 지나 회복될 때도 있다. 

하지만 윤 대통령 지지율은 이미 최악의 수준에 고정되어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먼저, 윤 대통령 지지율은 역대 최악이다. (아래 여론조사 결과는 모두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11월 1~3일 한국갤럽 주간 여론조사 결과  윤 대통령이 ‘잘하고 있다’는 응답이 29%,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이 63%가 나왔다. 

이는 전주 지지율 30%에서 1% 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7월 넷째 주 이후 지지율이 30%를 넘긴 적은 단 2번뿐이다. 

또한 7월 첫째 주에 ‘잘못하고 있다’가 ‘잘하고 있다’는 응답을 49%:37%로 앞지른 후 한 번도 뒤집지 못하고 8월 이후 거의 지지율이 고정된 상황이다. 

 


역대 대통령 지지율과 비교해보면 임기 시작 시점에는 중간 정도였으나 1년차 2분기가 되면서 이명박 전 대통령을 겨우 앞서서 꼴등을 면하는 수준이다. 

 


‘잘하고 있다’는 응답의 이유로는 ‘모름 / 응답 거절’이 17%로 부동의 1위를 차지하였고 그다음으로 ‘열심히 한다/최선을 다한다’가 11%, ‘전반적으로 잘한다’가 10%로 뒤를 이었다. 

이를 보면 지지하는 이들도 특별히 윤 대통령의 어떤 정책이나 특정 부문의 성과를 보고 지지한다기보다 그냥 ‘묻지마 지지’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 

반면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의 이유로는 ‘경험·자질 부족/무능함’이 16%로 1위를 차지해 윤 대통령의 무능을 가장 크게 지적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10월 31일~11월 4일 리얼미터 주간 여론조사 결과도 크게 다르지 않다. 

‘매우 잘함’ 21.7%, ‘잘하는 편’ 12.5%, ‘잘못하는 편’ 7.1%, ‘매우 잘못함’ 55.2%로 지지율은 34.2%, 부정 평가는 62.4%를 기록했다. 

지지율은 전주보다 1.5% 떨어졌으며 부정 평가는 0.7% 올라간 것으로 7월 첫째 주 이후로 지지율이 30%대로 고정된 상황이다. (8월 첫째 주에는 29.3%까지 떨어짐)

다만 긍정/부정 비율이 뒤집힌 시점이 한국갤럽보다 2주 이른 6월 넷째 주라는 점에서 차이를 보인다. 

 


리얼미터 조사에서 주목할 부분은 ‘매우 잘못함’이 50%를 넘는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잘함, 잘못함’이 ‘매우 잘함, 매우 잘못함’보다 높게 나오기 마련이다. 

그런데 리얼미터 조사 결과를 보면 ‘잘함, 잘못함’보다 ‘매우 잘함, 매우 잘못함’이 더 높게 나오고 특히 ‘매우 잘못함’이 압도적으로 높은 매우 특이한 모습을 보인다. 

그만큼 윤 대통령에 대한 국민의 분노가 높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엠브레인퍼블릭, 케이스탯리서치, 코리아리서치, 한국리서치가 공동 작업하는 전국지표조사(NBS)의 조사 결과도 대동소이하다. 

11월 첫째 주 조사 결과 ‘매우 잘함’ 10%, ‘잘하는 편’ 21%, ‘잘못하는 편’ 23%, ‘매우 잘못함’ 37%로 지지율 31%, 부정 평가 60%를 기록했다. 

리얼미터와 반대로 ‘매우 잘함’보다 ‘잘하는 편’이 두 배 이상 나왔다는 점이 특이하다.

NBS 역시 7월 들어 긍정/부정 비율이 뒤집어졌으며 이후 큰 변동 없이 지지율이 고착되었다. 

 


이처럼 대통령 취임 두 달 만에 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를 앞서고 20~30%대의 낮은 지지율이 4개월 이상 지속되는 경우는 흔치 않다. 

한국갤럽 기준으로 대통령 지지율 40% 붕괴 시점을 비교해보면 박근혜 전 대통령은 1년 10개월, 문재인 전 대통령은 2년 5개월, 윤 대통령은 2개월로 큰 차이가 난다. 

지지율 30% 붕괴 시점 역시 박 전 대통령은 3년 차, 문 전 대통령은 4년 차, 윤 대통령은 80일로 역시 엄청난 차이가 난다. 

최근 4개월 동안 온갖 사건, 사고가 발생했지만 지지율에 큰 변동이 없는 것을 보면 이제 윤 대통령에게 뭔가 기대나 미련을 갖는 국민이 거의 없는 것으로 보인다. 

가장 충격적인 것은 9월 20~21일 넥스트위크리서치가 조사한 여론조사에서 ‘윤석열 탄핵’에 공감하는 답변이 52.7%가 나왔으며 특히 ‘매우 공감’이 42.6%나 나왔다는 점이다. 

취임 5개월도 안 된 상황에서 탄핵 여론이 과반을 차지하는 경악할만한 결과다. 

권력은 민심을 이길 수 없다. 

윤 대통령은 국민의 뜻에 따라 물러나야 한다. 

 

문경환 주권연구소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