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2. 3.

북한 사회를 깊이 이해하기 위해서는 북한 사회 구조와 작동 원리를 알아야 한다. 
이를 위한 가장 좋은 교재는 북한 헌법이다. 
헌법을 분석하다보면 북한 사회의 기본 이념과 국가 정체성, 사회 구조와 작동 원리, 국가 정책과 노선을 잘 알 수 있다. 
이에 nk투데이 편집부는 북한 헌법을 하나하나 파헤쳐보는 연재를 기획하였다. 
분석할 북한 헌법은 현재 한국에서 입수할 수 있는 가장 최신판인 2019년 8월 29일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2차 회의에서 수정보충한 헌법을 기준으로 한다. 
또한 표기법은 한국의 맞춤법을 따르되 불가피한 경우 북한 표기를 그대로 두었다. 
북한 헌법은 통일부, 법무부, 법제처가 공동 운영하는 통일법제 데이터베이스(https://unilaw.go.kr)에서 누구나 열람할 수 있다. 


제21조 국가소유는 전체 인민의 소유이다. 국가소유권의 대상에는 제한이 없다. 나라의 모든 자연 부원, 철도, 항공운수, 체신기관과 중요공장, 기업소, 항만, 은행은 국가만이 소유한다. 국가는 나라의 경제발전에서 주도적 역할을 하는 국가소유를 우선적으로 보호하며 장성시킨다.

제22조 사회협동단체소유는 해당 단체에 들어있는 근로자들의 집단적 소유이다. 토지, 농기계, 배, 중소공장, 기업소 같은 것은 사회협동단체가 소유할 수 있다. 국가는 사회협동단체소유를 보호한다.

헌법 제21, 22조는 북한의 기본적인 생산수단 소유 형태인 ‘전 인민적 소유’와 ‘협동적 소유’를 규정하고 있다. 

‘전 인민적 소유’는 전 국민의 집단적 소유 형태다. 

북한은 사회주의 국가의 경우 국가가 전 국민을 대표하기에 ‘전 인민적 소유’는 곧 국가소유라고 한다. 

이는 자본주의 국가의 ‘국유재산’과 성격이 다르다. 

북한은 자본주의 국가의 경우 국가가 전 국민을 대표하지 않고 독점자본가만 대변하기 때문에 ‘국유재산’이 ‘전 인민적 소유’가 아닌 독점자본가 소유의 변종에 지나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협동적 소유’는 협동단체에 속한 근로자의 집단적 소유 형태다. 

‘협동적 소유’는 주로 농촌에서 협동농장 형태로 나타난다. 

북한은 사회주의 사회에 ‘협동적 소유’가 남아있는 이유로 ▲농민의 사상·의식 수준과 기술·문화 수준이 노동계급보다 낮고 ▲농업의 물질·기술적 토대가 공업에 비해 뒤떨어져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또한 ‘협동적 소유’가 남아있기에 사회주의 사회는 과도적인 사회이며 궁극적으로 ‘협동적 소유’는 모두 ‘전 인민적 소유’로 전환된다고 한다. 

물론 북한에는 국영농장도 있지만 아직 협동농장 비율이 높다. 

북한은 ‘전 인민적 소유’와 ‘협동적 소유’가 ▲근로자의 집단적 소유로 착취 관계가 아니라는 점 ▲사회주의 국가의 경제적 기초로 사회적 집단의 이익을 위해 복무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고 설명한다. 

반면 차이점도 있는데 ▲소유의 사회화 수준 ▲소유권의 대상 ▲생산물의 처리 방식 등을 꼽는다. 

사회화 수준의 차이란 ‘전 인민적 소유’는 생산수단이 전 국가 범위에서 사회화되어 있는 반면 ‘협동적 소유’는 개별 협동단체의 범위에서만 사회화되어 있는 것을 말한다. 

이는 헌법 제22조에 “사회협동단체소유는 해당 단체에 들어있는 근로자들의 집단적 소유”라는 표현으로 들어가 있다. 

소유권의 대상이 다르다는 점은 헌법에도 명시되어 있다. 

국가소유의 대상은 제한이 없으며 자연 부원, 철도, 항공운수, 체신기관과 중요공장, 기업소, 항만, 은행은 국가만 소유할 수 있도록 하였다. 

주요 생산수단을 국가소유로 못 박은 것이다. 

반면 협동단체소유는 토지, 농기계, 배, 중소공장, 기업소 등 협동단체 생산에 직접 이용되는 것으로 제한한다. 

생산물의 처리 방식을 보면 ‘전 인민적 소유’인 국영기업소의 생산물은 모두 국가 소유로 국가의 관할 아래 처리하며 전 국민의 이익을 위하여 이용하는 반면, 협동농장의 생산물은 협동농장 소유로 농장의 관리 밑에 처리한다.

이처럼 ‘전 인민적 소유’와 ‘협동적 소유’에는 일정한 차이가 있는데 이런 차이가 사회주의 사회에서 노동계급과 농민의 계급적 차이를 규정한다. 

그러면 북한은 왜 ‘협동적 소유’를 모두 ‘전 인민적 소유’로 전환하지 않고 남겨둔 것일까?

그 이유는 다음에 다룰 헌법 제23조에서 찾아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