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2. 25.

북의 조선노동당 제8차 대회(이하 당 제8차 대회)가 1월 5일부터 12일까지 진행되었습니다.

자주시보와 주권연구소는 당 제8차 대회 이해를 높이기 위해 주목되는 내용에 대해 공동 기획 기사를 준비했습니다.

 

2. 조선노동당 위원장 체계가 비서체계로 바뀐 이유는?


조선노동당은 당 제8차 대회에서 기존의 당위원회 위원장 체계를 비서체계로 바꾸었다.

북한은 체계를 왜 바꾼 것일까? 조선중앙통신은 1월 10일 다음과 같이 설명하였다.

“당기관 뿐 아니라 정권기관, 근로단체, 사회단체를 비롯한 정치조직들의 책임자 직제가 모두 위원장으로 되어있는 것과 관련하여 최고형태의 정치조직으로서의 당의 권위를 철저히 보장할 수 있게 각급 당위원회 위원장, 부위원장직제를 책임비서, 비서, 부비서로 하고 정무국을 비서국으로, 정무처를 비서처로 고치였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북한의 정치단체는 모두 책임자 직제가 위원장으로 되어 있다. 모든 정치단체가 당과 직책명이 같은 것이다.

그러나 당은 다른 정치단체와는 성격이 다르다. 북한은 사회주의 헌법 제11조에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조선로동당의 령도 밑에 모든 활동을 진행한다”라고 규정했다. 조선노동당은 북한이라는 나라를 이끄는 조직이다.

예컨대 노동자단체인 조선직업총동맹(직맹)과 청년단체인 김일성-김정일주의청년동맹(청년동맹)은 서로 동등한 단체라고 할 수 있지만, 조선노동당과 직맹, 조선노동당과 청년동맹은 동등한 단체로 볼 수 없다. 직맹과 청년동맹도 조선노동당이 영도한다.

그런데 조선노동당도 다른 정치단체와 똑같이 위원장 체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번에 당과 다른 단체가 차이가 있음을 명확히 하기 위해 직제를 개편한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김정은 위원장이 다른 사람들과 똑같이 위원장으로 불리지 않기 위해서라고 북한의 직제 개편을 곡해한다. 그러나 이는 반북매체의 악의적인 왜곡이다.

북한에서 김정은 총비서의 직책명이 비서이든 위원장이든 김정은 총비서가 조선노동당의 최고지도자라는 걸 착각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위원장일 때나 총비서일 때 김정은 총비서의 권위가 달라지는 것도 아니다. 실제로 북한 주민이 부르는 김정은 총비서의 호칭도 위원장이 아니다. 북의 간부나 일반인이나 김정은 총비서를 ‘원수님’이라고 부른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직제 개편은 김정은 총비서를 위해서가 아닐 것으로 보인다.

직제를 개편한 이유는 북한 주민이 생활하는 현장에서 위원장 체계를 비서국으로 바꿔 구별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따라서 북한은 이번 직제 개편으로 조선노동당의 권위를 더 높일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북한은 이번 당 제8차 대회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조선노동당 총비서로 추대했다. 조선노동당 총비서는 북한 사회를 이끌어가는 최고지도자로서, 북한 입장에서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총비서로 추대한 것은 중요한 정치적 사건이라고 할 수 있다.

북한은 이번 제8차 대회에서 김정은 총비서를 추대함으로써 앞으로도 김정은 총비서를 중심으로 북한 사회 단결과 발전을 도모해나갈 것으로 보인다.

이형구 주권연구소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