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2. 1.

북한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9차 전원회의 확대회의가 2023년 12월 26~30일 진행되었다.

‘학생소년들을 위한 사회주의적 시책 집행에서 책임성을 높일데 대하여’가 첫 번째 의정인 ‘2023년도 당 및 국가정책 집행 정형에 대한 총화와 2024년 투쟁 방향에 대하여’에 이어 두 번째 의정으로 나왔다.

전원회의에서 학생들을 위한 사안을 두 번째 의정으로 논의해야 할 이유가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글에서는 왜 북한이 학생들을 위한 시책을 강조하는지 살펴본다.

 

 

▲ 만경대학생소년궁전에서 학생이 그림을 그리고 있다. [사진 출처: 주북 러시아 대사관]

 

 

국가정책 1순위는 학생들을 위한 시책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전원회의에서 “당과 국가가 학생들의 필수용품을 책임지고 보장하는 것은 조선노동당의 일관한 정책, 공화국의 영원한 국책”이라며 “학생소년들을 위한 일은 경제실무적인 사업이기 전에 우리 조국의 양양한 전도를 담보하는 정치적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아이들의 밝은 웃음은 곧 사회주의 제도의 상징으로 우리식 사회주의의 영상으로 됩니다”라며 학생들을 위한 사업을 “당이 천만 자루, 억만 자루의 품을 아낌없이 들여가는 중차대한 혁명사업”이라고 말했다.

학생들을 위한, 후대를 위한 사업을 “중차대한 혁명사업”, “조국의 양양한 전도를 담보하는 정치적 사업”이라고 말한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번에 강조된 학생들을 위한 시책은 2021년 12월 27~31일 진행된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4차 전원회의에서 결정된 후 집행되어왔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제8기 제4차 전원회의에서 “온 나라 학생들에게 국가적 부담으로 교복과 학용품을 보장하는 것은 당과 국가의 일관한 정책”이라며 “새로운 형태의 질 좋은 교복과 가방을 모든 학생에게 빠짐없이 공급할 데 대한 과업”을 제기하고 실행 방도도 알려주었다고 한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아이들에게 교복을 해 입히는 것은 조건이 좋으면 하고 어려우면 못 해도 무방한 사업이 아니라 무조건적으로, 최우선적으로 해야 하는 우리 당의 정책이고 공화국의 영원한 국책”이라고 말했다.

원래 북한은 학생들에게 교복과 가방 등을 무상으로 제공해왔다. 그러나 1990년대 중반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이런 시책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2000년대 경제 상황이 나아진 뒤 교복 지급이 재개되었지만 원래 규정만큼 질 높게 제공하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이 문제를 이번에 완전히 개선하자는 것이 전원회의의 취지로 보인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1년여 뒤인 2022년 12월 27일 조선소년단 9차 대회 참가자들에게 보낸 서한 「소년단 기발 높이 강국의 미래를 향하여 나아가자」에서도 학생들을 위한 시책이 왜 중요한지 강조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혁명하는 당에 있어서 가장 큰 일은 후대들이 50년이건, 500년이건 남에게 머리를 숙이지 않고 당당히 살아가는 존엄 높고 강대한 나라를 건설하는 것”이라며 “우리 당이 하늘처럼 받드는 인민 앞에, 인민 위에 우리의 아이들이 있습니다. 더 담차고 더 활기 있게 자라야 할 우리 후대들을 위해서는 억만 자루의 품이 들어도 그것은 고생이 아니라 행복으로, 영광으로 됩니다”라고 설명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학생들을 위한 시책이 언제나 “우리 당과 국가정책의 제1순위”라며 “이것은 조선노동당의 절대불변의 원칙, 영원한 국책으로 될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학생소년들을 위한 시책을 ‘사회주의적 시책’이라고 표현하는 이유도 국가가 학생들의 교육과 성장을 전적으로 책임지겠다는 의미로 보인다.

노동신문은 2022년 11월 13일 자 보도 「시련이 겹쌓여도 사회주의적시책들은 끊임없이 실시되고 있다」에서 “힘겨울수록 어린이들에게 정성을 더 쏟아붓고 그 사랑의 힘으로 공산주의 미래를 향하여 완강하게 나아가는 것이 우리 혁명의 전진방식, 발전방식으로 되어야 한다는 우리 당의 후대사랑이 구현된 시책들”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신문은 이어 “사상 초유의 시련 속에서도 전국의 어린이들에게 젖제품이 안겨지는 사실, 새 교복과 새 학용품을 받아안고 좋아라 웃음 짓는 행복동이들의 모습은 우리 당에 대한 한없는 고마움의 정으로 사람들의 마음이 젖어 들게 하고 있다”라며 “최근년 평양시와 강원도, 평안남도를 비롯하여 나라의 곳곳에는 육아원과 애육원, 초등학원, 중등학원들이 훌륭히 솟아났다”라고 덧붙였다.

조선중앙통신은 2022년 12월 9일 북한에서 “후대들에 대한 교육 사업을 나라의 흥망과 민족의 장래 운명을 좌우하는 관건적인 문제로 내세우고 있”다며 “무료의무교육제를 국가의 중요 시책으로 실시하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통신은 “국가가 학부형이 되어 후대들의 교육에 대하여 전적으로 책임지고 있다”라며 학생들과 관련된 모든 비용을 국가가 부담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학생이 있는 곳이라면 외진 섬마을에까지 학교가 건설되고 교육에 필요한 물질·기술적 토대와 교원양성기지들이 튼튼히 꾸려져 있어 조선은 교육의 나라, 배움의 나라로 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그런 의미에서 경제발전 5개년 계획 4년 차를 앞두고 전원회의를 통해 학생들을 위한 사회주의적 시책 집행에 더 책임성을 갖고 나서자고 다시금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 평양시 미림구역에 있는 초등학원. [사진 출처: 주북 러시아 대사관]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자신의 후대관이 선대 지도자들의 후대관을 계승한 것임을 시사한 바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012년 6월 6일 조선소년단 전국연합단체대회 축하 연설에서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세상에서 처음으로 온 나라 아이들을 무료로 공부시키며 새 교복을 해 입히는 것을 공화국의 영원한 시책으로 정해주시고 나라의 제일 좋은 곳에 멋있는 소년궁전과 야영소들을 지어주시고도 우리 학생소년들에게 더 좋은 것을 안겨주시기 위해 늘 마음 쓰시었습니다”라고 말했다.

김일성 주석이 학생들을 어떻게 생각했는지 대표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사례는 연필생산 문제가 북조선임시인민위원회 제1차 회의 첫 의정으로 상정된 일이다.

해방된 이듬해인 1946년 2월 북조선임시인민위원회는 제1차 회의를 열었다. 당시 김일성 주석은 학생들을 위한 연필생산 문제를 첫 번째 의정으로 제시했다고 한다.

김일성 주석은 회의 참가자들에게 “연필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단순한 실무적 문제가 아닙니다”라고 하면서 “그것은 우리의 후대들을 훌륭한 인재로 육성하며 우리 인민들의 가슴속에 깊이 간직되어있는 소원을 풀어주기 위한 대단히 중요한 정치적 문제”라고 강조했다고 한다.

김일성 주석은 이후로도 평양시의 제일 좋은 자리에 교육기관인 만경대학생소년궁전을 짓도록 지시하는 등 학생들을 위한 시책을 집행하도록 지도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후대들을 키우는 사업을 한 걸음 늦추면 조국의 전진이 열 걸음 떠집니다”라고 말하며 김일성 주석의 후대관을 계승했다고 한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두메산골에 사는 학생들을 위해 분교를 세우고 섬마을에 사는 학생들에게 선물과 학용품 등을 보내주기 위해 헬리콥터도 띄워주었다. 또 1990년대 고난의 행군 시기에는 학생들의 영양 공급을 위해 두유 생산 및 배달에 관심을 기울였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1992년 평양 어린이식료품공장에 현대적인 외국산 두유 생산 기계 구매를 위해 자금을 마련해 주어 급식용 두유 생산시설을 갖추도록 했다. 2000년 7월에는 어린이들에게 두유를 공급할 식료품 공장을 각지에 더 많이 건설하도록 지시하기도 했다.

 

 

학생들을 위한 시책은 어떻게 실현되고 있나

 

 

북한은 2012년 9월 25일 최고인민회의 제12기 제6차 회의에서 전반적 12년제 의무교육 법령을 제정했다. 북한은 전반적 12년제 의무교육이 전 국가적, 전 인민적, 전 사회적으로 이루어질 것이라며 “지식경제시대 교육 발전의 현실적 요구와 세계적 추이에 맞게 교육의 질을 높여 새세대들을 중등 일반지식과 현대적인 기초 기술지식, 창조적 능력을 키우는 교육”이라고 주장해 왔다.

전반적 12년제 의무교육은 2014년 4월 신학기부터 실시되었다. 이에 발맞춰 북한 당국은 교육 사업에 필요한 국가적 투자를 높이고 교육환경과 조건을 마련했다.

부족한 학교를 새로 건설하기도 하고 통학 거리가 먼 농촌 및 산간지역 분교에 다니는 학생들을 위해 통학버스·통학열차·통학배를 운영했다. 필요한 교구, 학용품, 실험기구 등이 있다면 제때 생산해 공급했고 도·시·군 인민위원회에선 학교 후원 단체를 정해 학생들을 지원했다.

그 결과 매해 학교를 입학하는 모든 학생은 새 교복, 신발, 책가방, 학용품 등을 공급받을 뿐만 아니라 불편함 없이 교육받을 수 있도록 국가적인 지원을 받고 있다고 한다.

 

 

▲ 모란봉제1중학교 학생들. [사진 출처: 주북 러시아 대사관]

 

 

이와 관련해 북한 매체 ‘조선의 오늘’은 2019년 2월 18일 채성호 북한 교육위원회 부원의 글을 인용해 “해마다 섬마을 분교들의 학생들이 뭍의 아이들처럼 마음껏 공부할 수 있도록 선물과 교구비품, 학용품들을 실은 비행기가 때 없이 하늘길을 날고 평범한 근로자들의 자녀들을 위해 전용 통학열차, 통학배, 통학버스들이 달리”고 있다고 밝혔다.

2022년에는 북한의 명절인 ‘광명성절’(2월 16일)을 앞두고 섬 분교 학생들에게 ‘해바라기’표 학용품이 전달되었고 소학교 2학년에 진급하는 학생들과 초급·고급 중학교 신입생에게도 새 학용품이 공급되었다. 당창건기념일(10월 10일)에는 사회주의여성동맹에서 산골 마을 학생들을 위해 ‘어머니’호 통학배를 기증해 10월 24일부터 운항을 시작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이와 같은 학생들을 위한 시책들이 제대로 집행될 수 있도록 관심을 가지고 지도해왔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018년 7월 원산영예군인가방공장을 현지지도하면서 “우리 어린이들과 학생들에게 우리가 만든 질 좋은 학습장과 가방, 학용품, 교복을 안겨주어 어릴 때부터 우리의 것을 소중히 여기고 사랑하는 애국의 마음을 간직하도록 하자는 것이 우리 당의 의도”라며 “전국의 가방공장 일꾼들과 종업원들은 하나의 가방을 만들어도 자기 자식에게 만들어주는 어머니 심정으로 질적으로 만들기 위하여 정성을 기울이고 심혈을 쏟아부어야 합니다”라고 조언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022년 3월 29일 조선노동당 제1차 선전부문일꾼강습회에 보낸 서한 「형식주의를 타파하고 당사상사업을 근본적으로 혁신할 데 대하여」에선 애국심을 강조하며 “우리 당이 자라나는 새 세대들에게 국가의 책임과 부담으로 교복을 만들어 입히고 신발을 신겨주며 우리가 만든 책가방에 우리가 만든 학습장과 학용품을 넣어 메워주자고 하는 것도 그들이 학교길을 오가는 어린 시절부터 당과 국가의 고마움을 알고 나서자란 고향과 조국, 자기의 모든 것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이 체질화되게 하자는 데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노동신문은 2022년 7월 13일 보도에서 코로나19 대유행에 따른 최대비상방역기간에도 수도 평양부터 외진 섬마을까지 새 교복을 공급했다는 소식을 전하며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도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주장했다.

신문은 한 상업성 일꾼의 말을 인용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새로 만든 교복 견본들까지 하나하나 세심히 보아주시고 교복을 성의 있게 잘 만들어 우리 학생들에게 입혀야 한다고 하시면서 필요한 모든 조치를 다 취해주”었다고 보도했다.

북한은 2023년에도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도와 함께 남포시학생교복공장, 청진학생교복공장, 나선시학생교복공장 등을 건설하고 질 좋은 교복, 학용품 등을 생산했다.

이번 전원회의에서 학생들을 위한 시책 집행에서 책임성을 높이기로 한 만큼 2024년에도 모든 지역 학생들에게 질 좋은 교복, 학용품 등을 공급할 것으로 전망된다.

 

 

▲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새해 첫날 만경대학생소년궁전을 방문해 학생들이 만든 과학환상모형, 그림 등이 전시된 기량발표회를 관람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새해 첫날부터 학생들이 있는 만경대학생소년궁전을 방문해 학생들이 준비한 2024년 설맞이 공연과 학생들이 만든 과학환상모형, 그림 등이 전시된 기량발표회 등을 관람했다.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새해 첫날 행보를 보도하면서 학생들을 “존엄 높은 우리 당, 강대한 우리 국가의 힘”이라고 표현했다. 그리고 관람자들이 공연을 통해 “주체의 붉은 당기 아래서 후대들이 지덕체의 나래를 활짝 펴고 앞날의 조선[북한]을 떠메고 나갈 계승자들로 꿋꿋이 자라나고 있는 현실은 강국의 가장 긍지스럽고 힘 있는 모습이며 우리 시대와 혁명의 진정한 위대함”을 절감했다고 주장했다.

통신에 따르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이날 학생들의 볼을 쓰다듬는 등 직접 학생들을 독려했고 학생들에게 “커다란 만족”을 표하며 “창창한 앞날을 축복”했다고 한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또 당과 정부의 지도 간부, 당중앙위원회 부서 직원들이 있는 자리에서 “학생들의 두뇌 계발과 사유 능력을 높여주는 데서 원리교육이 가지는 중요성”을 언급하면서 “사회주의 건설에 실지 써먹을 수 있는 산지식을 습득하도록 교육내용과 방법을 혁신”해야 한다며 학생들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지도했다고 한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024년 1월 15일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10차 회의 시정연설에서도 “올해 사회주의적 시책 집행에서 특별히 개선을 가져와야 할 문제는 당중앙위원회가 제8기 제9차 전원회의에서 강하게 총화, 포치한 바와 같이 학생 교복과 가방, 신발의 질을 결정적으로 높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각 도들에 학생 가방을 전문으로 생산하는 공장을 건설한 것처럼 학생 교복과 신발을 생산하는 전문공장도 도내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게 새로 짓도록 하였는데 여기에 필요한 기능공들과 설비들을 보장하고 질을 높이기 위한 사업에 대의원들과 정권기관 일군들도 각별한 정성을 기울여 도시나 산골 할 것 없이 당과 국가의 시책이 똑같이 가 닿을 수 있게 하여야 한다”라고 지시했다.

북한이 전원회의에 별도 의정으로 상정할 만큼 학생들을 위한 시책을 강조했는데 올해 이와 관련해 어떠한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이인선 주권연구소 객원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