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12. 12.

(이어서)

 

권력기관 약화

 


1) 국가정보원


권력 장악은 정보를 얻는 것에서 시작한다. 따라서 정권 처지에서 국가정보원은 매우 중요한 권력기관이다. 그런데 윤석열 정권 들어 국정원이 대혼란에 빠졌다. 국정원 내 암투 과정에서 상대파를 공격하기 위해 반대파가 내부 정보를 언론에 흘리면서 국정원 내부 실상이 만천하에 드러나고 있는데 윤 대통령은 이를 전혀 통제하지 못하고 있다.



'음지에서 일하고 양지를 지향'하는 국가정보원. [출처: 국가정보원]


국정원 혼란은 2022년 10월 조상준 기획조정실장이 임명 4개월 만에 갑자기 사퇴하면서 외부에 드러났다. 조 실장은 윤 대통령 최측근이며 검찰 간부 출신으로 알려졌지만 국정원장과 인사권을 둘러싼 힘겨루기 끝에 밀려났다는 소문이 돌았다.

올해 6월에는 대통령 재가까지 끝난 국정원 1급 7명에 관한 인사가 5일 만에 번복되는 초유의 사태가 터졌다. 국정원장 비서실장의 인사 전횡 논란이 불거졌고 배경에는 국정원장과 1차장이 조직 주도권을 놓고 하는 힘겨루기가 있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이에 국정원 감찰처장이 비서실장을 감찰했고 국정원장이 감찰처장을 교체하는 일까지 있었다.

결국 11월 26일 국정원장과 1·2차장이 모두 경질되는 충격적인 조치가 이어졌다. 이어 윤 대통령은 1·2차장 후임만 임명하고 국정원장 자리는 공석으로 놔두는 이상한 모습도 보였다. 후임 인선도 없이 해외 순방을 마치고 오자마자 국정원장을 경질한 것을 보면 상당히 시급한 상황이었음을 알 수 있다.

국정원 사태는 결국 국정원 수뇌부의 자리싸움, 권력 다툼이 핵심 원인으로 보인다. 그런데 보통 이런 일이 생기면 대통령이 교통 정리를 해야 한다. 대통령이 어느 쪽으로든 결론을 내고 힘을 실어주어야 하는데 1년이 넘도록 혼란이 지속된 것을 보면 교통 정리를 안 했거나 했는데 안 먹힌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독재 권력을 추구하는 윤 대통령이 권력 장악의 핵심 기관인 국정원 혼란을 방치했을 리는 없다. 결국은 윤석열의 통제가 먹히지 않은 것으로 볼 수 있다.

사실 윤 대통령이 북한을 주적으로 규정하고 반북대결 정책을 밀어붙이는 지금 국정원이 할 일이 태산이다. 그러나 국정원은 대북 공작에서 지금껏 별다른 성과를 낸 게 없다. ‘본업’에 태업하고 자리다툼이나 해 온 것이다.


2) 군부


지난 10월 29일 윤 대통령은 군 대장급 인사를 단행했다. 합동참모의장과 육·해·공군 참모총장 등 대장 7명을 전원 교체했다. 합참의장은 김명수 중장이 내정됐는데 중장(3성 장군)을 대장(4성 장군)으로 진급시켜 합참의장으로 기용한 것은 1970년 이후 처음이다. 나머지도 모두 중장이 대장으로 진급하며 보직을 맡게 되었다.

 

 

10월 30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장성 보직 신고 및 삼정검 수치 수여식. [출처: 대통령실]


통상 장성급 인사를 할 때는 사관학교 1기수 아래를 기용하는데 이번에는 합참의장이 3기수, 참모총장들이 2기수 아래로 내려가는 기수 파괴 인사가 되었다. 중장이 대장으로 승진하면 선배나 동기 중장들은 관례상 전역을 해서 대장의 지휘권을 보장해 준다. 전문가들은 이번에 최소 12명의 중장이 전역할 것이라고 보았다. 대규모 물갈이다. 물론 대규모 물갈이의 목적은 문재인 정권 시절 진급한 장성을 쫓아내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호남 출신 대장은 단 한 명도 없게 되었다.

한편 대규모 물갈이의 배경에 ‘군 기강 문란’이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지난해 연말 북한 무인기 사건 부실 대응, 해병대 채 상병 순직 관련 수사 외압 논란,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논란 등으로 군이 국민의 신뢰를 잃었고 여기에 군 수뇌부가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위의 논란들은 대체로 군의 문제보다는 대통령실의 대응이 더 문제였다. 게다가 논란의 관계자들은 경질이 아닌 유임 혹은 승진했다. 북한 무인기의 핵심 지휘관이던 1군단장은 합참 작전본부장, 당시 합참 작전본부장은 한미연합사 부사령관으로 승진했다. 또 해병대 사건 관계자인 김계환 해병대사령관은 유임, 임성근 해병대 1사단장은 정책연수, 임기훈 당시 대통령실 국방비서관은 소장에서 중장으로 진급하면서 국방대 총장으로 올라갔다. 홍범도 장군 흉상 논란의 당사자인 육군사관학교장도 유임되었다.

반면 해병대 사령부는 11월 28일 박정훈 전 수사단장의 모든 보직을 박탈하면서 진상 은폐에 골몰하고 있다. 박 전 수사단장의 후임에는 강력한 혐의자인 해병대 1사단장의 부하였던 부사단장을 임명했다. 정권이 이처럼 1사단장 구하기에 골몰하지만 정작 군사법원은 박 전 수사단장 구속영장을 기각하는 등 정권 뜻대로 움직이지 않고 있다. 윤석열 정권의 장악력이 강하지 않음을 짐작할 수 있다.

아무튼 이번 군 인사를 보면 윤석열 정권에 충실하면 논란이 있어도 승진하고, 문재인 정권 시기에 승진한 사람이면 내쫓기는 게 군 인사의 원칙인 셈이다. 그러니 군 내부의 불만이 쌓이지 않을 수 없다.

해병대 채 상병 사건으로 해병대 예비역 단체가 반정부 시위까지 진행한 것을 보면 군 내부의 동요가 심상치 않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군부의 불만은 사실 청와대를 무리하게 이전하면서 이미 불거진 것이다. 윤 대통령이 당선 직후 느닷없이 청와대를 비우겠다며 국방부를 합참 청사로 쫓아버리면서 군부를 완전히 무시해 버렸다. 그것도 차분히 일을 진행한 것도 아니고 자기 나라 군대를 상대로 군사 작전하듯 전격적으로 이사를 밀어붙였다. 이런 어처구니없는 일이 있었으니 윤 대통령과 군 사이의 갈등은 필연이다.

윤 대통령이 자주 군부대를 방문해 기념사진도 찍고 국군의 날이면 시가행진도 하면서 어떻게든 군대를 장악하려 하지만 속 빈 강정일 뿐이다.


3) 경찰


표면에 드러나지는 않지만 윤석열 정권을 향한 경찰의 불만도 상당하다. 윤석열 정권이 검찰 강화에 매진하면서 경찰의 권한이 다시 쪼그라들었기 때문이다. 검경 수사권 조정도 사실상 무력화되었고 경찰의 독자적 수사 영역도 축소되었다. 경찰 내에서는 “수사 지휘라는 명칭이 보완 수사 요구로 바뀌었을 뿐 전과 비교해 바뀐 게 없다”라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정권의 경찰 장악을 위한 경찰국 신설에 반대했던 류삼영 총경은 징계받고 사직했으며 당시 총경회의 참석자들도 줄줄이 좌천됐다.

거기다 윤 대통령이 나서서 이태원 참사 책임을 일선 경찰에 미루고, 집회·시위에 과잉 대응하며 경찰력을 집중하는 바람에 민생 치안에 구멍이 생기자 이것도 경찰 책임으로 돌리고, 흉악범죄가 발생하면 지구대·파출소 인력을 대대적으로 늘리는 식의 임시방편 조치만 남발하는 등 윤석열 정권 들어 경찰은 동네북 신세가 되었다. (「윤석열 정부 ‘시국치안’ 중시로 민생치안 구멍」, 오마이뉴스, 2023.8.22.)

한편 경찰 예산을 아끼려는 의도로 보이는 조치도 있었다. 11월 6일 서울경찰청은 초과근무를 줄이기 위해 매주 수·금요일 이틀은 초과근무 신청을 제한하기로 했다. 일선 경찰 처지에서 보면 사건은 요일과 상관없이 발생하는데 수·금요일에는 초과근무 신청을 하지 말라는 것은 일주일에 이틀을 무급으로 초과근무 하라는 것과 같은 말이다. 누가 봐도 예산 절감을 위한 조치였다. 그래서 불만이 터져 나오자 서울경찰청은 서울 경찰 3만여 명에게 “돈 맞춰 일하면 직업이고 돈 넘어 일하면 소명”이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불만 느끼지 말고 재능 기부를 하라고 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올라온 문자메시지 내용과 댓글. [출처: 블라인드]


이러니 경찰 내에서는 “권한은 뼈만 남고 책임은 눈덩이처럼 불어 내부 사기가 바닥”이라는 소리가 나온다. (「‘검찰권 복원’ 속도전에 무력감 팽배」, 내일신문, 2023.5.30.)


4) 국세청


한국 사회에서 국세청의 세무조사는 기업을 길들이는 매우 효율적인 몽둥이다. 아무리 대비를 잘해도 세무조사에 제대로 걸리면 빠져나가지 못한다고들 한다.

윤 대통령이 6월 16일 이른바 ‘킬러 문항’과 ‘사교육 카르텔’을 언급하자 국세청은 며칠 만에 발 빠르게 사교육계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대형 입시학원은 물론 이른바 ‘일타강사’로 꼽히는 유명 학원 강사들까지 세무조사를 받았다. 그것도 ‘재계의 저승사자’, ‘대통령의 칼’ 등으로 불리는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이 조사했다. 조사4국은 비정기 특별 세무조사를 담당하는 부서로 국세청 내 최고 조사관들이 배치된 부서다.

이에 7월 5일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야당 의원들은 국세청이 대통령실이나 정부 입맛에 따라 사정의 칼을 휘두르는 청부 용역업자가 됐다고 규탄했다.

그런데 정작 10월 30일 국세청이 발표한 조사 결과를 보면 조사할 때의 떠들썩한 모습과는 달리 평이한 결과가 나왔다. 물론 여러 탈세 행위를 적발하기는 했지만 일반 기업이나 자영업자와 크게 다르지 않은 수준이었다. 이런 정도로 ‘사교육 카르텔’을 운운하기에는 부족했다. 그래서 언론도 비중 있게 다루지 않았고 흐지부지 끝냈다.

윤 대통령이 직접 강경 발언을 쏟아내며 국가적 쟁점을 만든 사안인데 이 정도면 국세청이 무능하다고 할 수 있다. 시작만 요란하게 하면서 대통령 눈치를 보고 그 순간만 모면할 뿐 형식적으로 일 처리를 해서 흐지부지 끝낸 셈이다. 이는 공무원들이 윤 대통령의 뜻대로 움직이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


5) 인사 발령을 거부하는 공무원들


윤 대통령은 방송, 언론 장악을 위해 이 분야 ‘기술자’인 이동관을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 위원장에 앉혔다. 그러나 각계의 반대 속에 이동관 방통위원장은 결국 12월 1일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동관(왼쪽) 방통위원장이 9월 15일 과천청사에 통신3사 대표를 불러 간담회를 하고 있다. [출처: 방송통신위원회]


이동관 재임 95일 동안 매우 특이한 일이 있었다. 이동관이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 업무 권한을 넘어서는 ‘가짜뉴스 심의’를 하겠다며 ‘가짜뉴스 심의전담센터’를 만들려고 하자 방심위 팀장 11명이 우려의 목소리를 담은 의견서를 방심위원장에게 전달한 것이다.

이동관이 이를 무시하고 센터 설립을 강행한 후 4명의 직원을 파견하자 해당 직원 4명이 방심위 노동조합에 “불법적 업무 행태가 지속되고 있다”라며 부서를 옮겨달라는 고충 사항을 접수하였다. 이들은 신고서에 “언론보도 심의를 진행할 때 절차적 정당성에 대한 충분한 검토가 있어야 함에도 주요 업무들이 명확한 원칙 없이 졸속으로 이루어졌다”라며 “방통위 직원이 업무상 구속된 사례 등에 비추어 직원들에게 직접적인 피해가 합리적으로 예상되는바, 상당한 부담을 느끼고 있다”라고 적었다. (「방심위 ‘가짜뉴스 심의센터’ 직원들, 원 부서로 복귀 요청」, 한겨레, 2023.11.10.)

방심위 평직원 150명도 이에 공감하며 자신들을 가짜뉴스 심의전담센터에 발령하지 말라는 연대 서명부를 작성해 사측에 제출했다.

이처럼 윤 대통령이 중요하게 추진하던 언론 장악에 공무원들이 반기를 들고 나선 것은 매우 특이한 현상이다. 관료 조직이 동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 하겠다.


6) 용산의 뜻대로 움직이지 않는 손발들


앞서 살펴본 국정원, 군부, 경찰, 국세청, 방통위 등은 권력을 휘두를 수 있는 핵심 부처다. 그런데 이런 핵심 부처가 용산 대통령실의 뜻대로 움직이지 않거나 아니면 원하는 실적을 내지 못하고 있다. 핵심 부처가 이 모양이면 나머지 부처는 더 심할 것이다. 한 마디로 윤 대통령은 힘없는 종이호랑이 같은 처지다.

그나마 검찰이 열심히 움직이지만 실적을 충분히 못 내기는 매한가지다. 검찰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한 명을 감옥에 넣지 못해 전전긍긍하고 있다. 게다가 검찰력을 모두 이 대표 탄압에 집중하다 보니 다른 데서도 실적을 못 낸다.

윤석열 정권이 국민의 관심을 돌리고 호응을 얻어보려고 야심 차게 추진한 마약 사건도 ‘흥행’에 실패했다. 경찰은 유명 연예인인 지드래곤을 출석시켜 정밀검사까지 했다가 음성이 나오고 증언까지 뒤집히면서 거꾸로 망신만 당했다. 국정원도 마약 사범을 조작했다가 들통이 나서 망신을 당했다. 이정섭 검사가 처남의 마약 혐의를 은폐했다는 주장이 터져 나오며 검찰에도 망신살이 뻗쳤다.

원희복 전 경향신문 기자는 11월 26일 페이스북에 “얼마 전 자신이 임명한 국군 대장 7명을 한꺼번에 교체하는 인사를 단행하고, 또 일부 부처의 1급 공무원 일괄 사표를 받는 등의 보도를 종합하면, 지금 용산은 관료 장악에 고심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중략… 아마 윤석열 정부도 관료의 저항에 직면해 있다고 봅니다. …중략… 이 정부(용산)의 장악력이 현저히 떨어지고 있는 것이지요”라고 분석하였다.

보통 정권 임기 말에 나타나는 권력 누수(레임덕) 현상이 벌써 나타난 것이다.

 

 

내분에 휩싸인 여당


10월 11일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국힘당이 완패하자 보수 세력을 지휘한다고 여겨지는 조선일보는 10월 13일 사설에서 “대통령은 국정 책임자로서 배척하기보다는 사람을 모아가야 국민의 지지를 받는다”라고 훈수를 두었다. 보수 세력이 볼 때 윤 대통령이 배척한 1순위는 이준석 전 국힘당 대표와 홍준표 대구시장일 것이다. 즉, 조선일보의 훈수는 이 전 대표와 홍 시장을 다시 포섭해야 한다는 주문으로 볼 수 있다. 또 17일 사설에서는 “일부에서 대표 책임론을 제기하자 친윤 진영에선 ‘내부 총질 하지 말라’고 했다”라고 지적하며 선거 패배의 책임을 회피하는 ‘윤핵관’을 저격했다.

이후에도 조선일보는 수도권 국힘당 출마자들의 목소리라며 ‘이준석과 관계 회복’, ‘윤핵관 쇄신’을 요구했다.

그런데 이 두 사안은 모두 윤 대통령이 자초한 일이며 윤 대통령 성격상 먼저 고개를 숙이고 들어가지도 않을 것이다. 이때 등장한 게 인요한 혁신위원장이다. 인 혁신위원장은 자기가 윤 대통령의 뜻을 대변한다고 자처했고 실제로도 윤 대통령의 측근으로 알려진 김한길 국민통합위원회 위원장과도 가까운 사이라고 한다.

인 혁신위원장은 크게 두 가지를 추진했는데 하나는 이준석, 홍준표와의 갈등을 봉합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윤핵관을 밀어내는 것이었다.

그런데 국힘당 내에서 극렬한 반발이 나오면서 이른바 ‘혁신’은 좌초 위기를 맞았다.

인 혁신위원장이 이준석, 홍준표에게 징계를 ‘사면’해 주겠다고 했지만 이준석은 “우격다짐으로 아량이라도 베풀 듯”하지 말고 “반성”부터 하라고 반발했고 홍준표도 “장난치지 말라”라며 ‘사면’을 거부했다.

험지 출마 요구를 받은 윤핵관 역시 권력을 놓지 않겠다며 저항했다. 장제원 의원은 아예 4천여 명의 지지자를 동원해 자기 권력을 시위하며 “알량한 정치 인생 연장하면서 서울 가지 않겠다”라고 하였다.

여기에 하태경 의원은 윤핵관의 험지 출마 요구가 “대통령 주문”이라고 주장하며 스스로 종로 출마를 선언했다. 또 “김기현 체제로는 (총선 승리가) 불가능하다”, “사실상 민주당의 엑스맨(첩자)”, “사퇴만이 답”이라며 강경 발언을 쏟아냈다. 이에 배현진 의원은 하 의원을 겨냥해 “명분 없이 떠드는 무실력 인사들을 과감히 정리”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콩가루 집안의 면모를 노출했다.

원래 국힘당의 내분이라고 하면 윤핵관을 중심으로 하는 주류 세력과 유승민, 이준석 등 비주류 사이의 단순한 갈등이었다. 그런데 최근에는 좀처럼 종잡을 수 없는 분열 양상을 보인다. 윤 대통령 최측근을 자처하던 윤핵관과 ‘윤심’을 내세운 사람끼리 싸우는 ‘윤적윤(윤석열의 적은 윤석열)’ 같은 괴상한 대립이 발생한 것이다. 이는 기존 윤핵관으로는 총선에 승리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검찰 출신을 비롯한 새 인물로 당을 물갈이하려는 윤 대통령과, ‘개국공신’을 내치려는 윤 대통령의 ‘토사구팽’에 저항하며 기득권을 지키려는 윤핵관의 대립으로 볼 수 있다. 전선이 복잡해진 것이다.

일단 김기현 대표는 “우리 당 구성원 모두는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겠다고 하여 휴전을 제안했고, 장제원 의원은 “이제 잠시 멈추려 한다”라며 불출마를 암시했다. 윤핵관이 한 발 물러선 것으로 볼 수 있지만 완전히 무릎을 꿇은 것인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

정리하자면 윤핵관이 윤 대통령의 통제에서 벗어난 것인데 그만큼 윤 대통령의 장악력이 떨어진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리고 이런 혼란은 공천을 앞두고 더욱 심해질 것이다. 당장 공천관리위원장을 누가 맡느냐를 두고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또 윤 대통령은 공천을 빨리하면 낙천된 의원들이 김건희 특검에 동참할 수 있어 고심하고 있다. 반대 측에서는 김건희 한 명 살리려고 총선을 망칠 셈이냐며 반발한다. 한마디로 국힘당은 아수라장이다.

(계속)

 

문경환 주권연구소 연구원